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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기고] 명절, 가장 따뜻해야 할‘우리 집 안전’ 주택용 소방시설과 방화문이 지킵니다

포항신문 기자 입력 2025.09.02 15:22 수정 2025.09.02 15:23


포항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 김영서

 

 

사랑하는 가족들이 한데 모여 웃음꽃을 피우는 명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집'은 가족이 가장 편안하고 안전하게 숨 쉴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에는 오랜만에 만난 친지들과 함께 평소보다 더 많은 음식을 만들고, 따뜻한 담소를 나누며 전기와 화기 사용이 늘어나는 만큼, 크고 작은 화재 사고의 위험성 또한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화재는 예고 없이 찾아와 소중한 보금자리를 한순간에 앗아가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가족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화재 중 주택 화재가 차지하는 비율은 30% 미만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인명피해의 60% 이상이 주택 화재에서 발생하며 특히 사망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인명피해가 화재 발생 초기에 대피하지 못하거나, 유독가스에 질식하면서 발생합니다.


이러한 비극적인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와 방화문 닫기입니다.


첫째, 주택용 소방시설은 '최초 발견'과 '초기 진압'의 골든타임을 확보합니다. 특히 온 가족이 깊은 잠에 빠져들 수 있는 명절 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연기를 감지하여 경보음을 울려 화재를 인지하고 대피할 귀중한 시간을 벌어줍니다. 초기 화재는 대부분 작은 불씨에서 시작되는데, 이때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다면 누구나 쉽게 불을 꺼 큰 화재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 작은 소방 시설들은 거대한 소방차나 소방관보다도 먼저 화재 현장에 도착하여 초기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우리 집의 가장 중요한 안전 장비입니다. 이번 명절, 소화기는 손 닿는 곳에 비치하고,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거실과 침실 등 주요 공간에 설치하는 것이 기본적인 안전 의무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둘째, 방화문 닫기는 '화재 확산 차단'과 '안전한 대피로 확보'의 생명줄입니다. 공동주택의 현관이나 계단실, 승강기 실 앞 등에 설치된 방화문은 단순한 문이 아닙니다. 화재가 발생하면 불길과 치명적인 연기, 유독가스가 다른 층이나 구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아주는 '방화 구획'의 핵심 요소입니다. 이 문이 닫혀 있어야만 불과 연기가 더 이상 퍼지지 않고, 계단실 같은 대피로가 연기로 가득 차는 것을 막아 거주자들이 안전하게 피난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환기나 통행의 편의를 위해 방화문을 고임목으로 고정하거나 열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열려 있는 방화문은 화재 시 아무런 기능도 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연기가 열린 방화문을 통해 건물 전체로 빠르게 퍼져나가 '굴뚝 효과'를 일으키고, 대피하는 사람들의 시야를 가려 고립시키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합니다. '설마 우리 집이'라는 안일한 생각 대신, 방화문은 항상 닫혀 있어야만 그 가치를 발휘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화재 안전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생활 속의 작은 습관에서 시작됩니다. 우리 집 소화기와 감지기를 점검하고, 방화문을 항상 닫는 것. 이 두 가지 실천만으로도 우리는 스스로와 이웃의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우리의 작은 관심이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이번 명절, 맛있는 음식과 함께 집안의 소방시설을 점검하고, 주변의 방화문을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합시다. '혹시'라는 마음이 '다행'이 되는 순간, 우리는 이미 화재로부터 한 걸음 멀어진 것입니다. 안전이 최고의 명절 선물임을 기억하며, 모든 가정이 화재 없는 행복하고 풍요로운 명절을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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